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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인피언컨설팅 양수열 연구소장

자바 전도사에서 희망 전도사로

개발자 양수열은 자바 개발자라면 열에 아홉 명은 알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다. 개발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발표를 할 때면 그가 늘 보여주는 사진이 있다. 바로 아우디 R8이다. 개발자는 박봉이고, 힘들게 일해 봐야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직업이 아니란 걸 증명하기 위해서 라도 반드시 이 차를 굴리고 말겠다는 것이 그의 첫 번째 공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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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 모레 마흔이란 나이(37세)가 무색하게도 컨퍼런스나 기술 행사에서 마주치는 그는 참으로 천진난만한 모습에 장난기 가득한 미소마저 짓곤 한다. 새로운 기술을 접할 때면 빛나는 그의 눈빛이나 누군가 질문을 하면 즐겁게 알려주는 그를 보고 있노라면 그는 ‘천상 개발자’란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런데, 개발자 양수열이 수의사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내게 맞는 직업은 개발자

양수열 씨를 아는 사람이라면 보통의 남자들에게선 찾아보기 힘든 섬세함과 다정함에 한 번쯤 놀라봤을 것이다. 그런 그에게 수의사란 직업은 참 잘 어울릴 것 같다. 또, 전공을 선택해야 할 90년대 초에는 유망직종으로 꼽히던 직업이기도 했다. 그래서 수의학을 전공하게 됐지만 패미콤 시절부터 컴퓨터에 빠져 지내던 그는 대학 입학식이 끝나자마자 학교 전산실로부터 찾아갔다니 이미 그의 진로는 이때 결정되어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전공을 게을리 한 건 아니다. 200점이 넘는 학점을 이수하고 수의사 면허도 취득했다. 그 사이사이의 시간이나 계절학기에 전산과 교수님께 양해를 구해서 강의를 듣고, 컴퓨터와 관련된 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신의 생활비와 등록금까지 벌었단다. 물리적인 시간 자체가 부족한 나날들이었겠지만 워낙 좋아하는 일이기에 개발을 공부하느라 자투리 시간까지 모두 쏟아 부어도 아깝지가 않았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 잠시 수의사 생활을 했지만 미련 없이 개발자란 직업을 택할 수 있었던 건 개발이야말로 그가 정말 좋아했던 일인 까닭이다.

복리로 보상받는 인생 투자의 달인

그의 메신저 대화명은 지극히 계몽적이다. 인상적인 대화명 중 하나가 ‘더 많은 시간을 자신이 하고자 하는 데 투자하세요. 보상은 복리로 누적됩니다. 가장 간단하면서 틀린 적이 없는 진리입니다’ 이다. 그저 남이 써 놓은 멋진 말을 옮겨 담은 것이 아니기에 그의 이런 이야기에는 더욱 무게가 실린다.

창업과 함께 개발자가 된 양수열 씨는 하이텔 자바동에서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는 일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러다가 알게 된 게 바로 JCO(자바 커뮤니티 연합)다.

“그때는 자바 개발자들 많이 만나는 게 너무 좋았죠. 첫 세미나도 좋았고, 그래서 세미나와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너무 좋았습니다. 그때 만난 분들이 제게는 가장 큰 재산입니다.”

개발에만 집중 투자를 하던 그의 인생 투자 방식은 JCO를 알게 되면서 사람과 인연에 분산 투자하는 패턴으로 전환됐다. JCO의 대외협력을 담당하며 당시 JCO 의 회장이던 변종석씨와 함께 국회와 IT 기업들을 찾아 다니며 개발자 커뮤니티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투자를 이끌어냈다. 당시 그의 휴가와 주말은 모두 JCO 차지였다. 직장생활을 해야 하니 주중의 중요한 미팅은 휴가를 내서 가야 했고, 커뮤니티 관련 업무들은 주말에 처리해야 했던 탓이다. 가족에겐 미안했지만 그렇게 정신 없이 보낸 시간들이 여전히 본인에겐 특별하고 즐거운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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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유일의 자바 챔피언

사람 좋아하고 뭐라도 하나 알게 되면 남들에게 알려주지 않으면 안달이 나는 성격 덕이었을까. 그는 3대 JCO 회장이 되면서 JCO를 세계 50대 JUG(Java User Group)에 진입시키고, 그 당시 전 세계를 통틀어도 30명 정도밖에 되지 않던 자바 챔피언이 되었다. 자바 챔피언은 글로벌 자바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으로, 여기에 선정되면 전 세계 개발자들과 자바 플랫폼에 대한 아이디어와 피드백을 공유하고 각종 강연과 포럼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지게 된다. 이제는 전 세계 자바 챔피언의 수가 늘어 약 120명 정도 되었다지만 아직 한국인 자바 챔피언은 그가 유일하다.

자바 챔피언에 도전해 보고 싶다면 커뮤니티 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라는 게 그의 조언이다. 커뮤니티에서 좋은 선배 개발자들을 만나고 배우며,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다 보면 자연히 자바 챔피언에도 가까워질 거란 얘기다. 실제로 그가 자바 챔피언으로 추천하는 사람들도 모두 커뮤니티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또, 조금 어렵겠지만 해외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것도 자기 자신과 대한민국 개발자들의 실력을 세계에 알리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희망 전도사 양수열

요즘 하루가 멀다고 들려오는 실직, 감봉, 패업 등의 우울한 단어들 속에서 양수열 씨는 희망을 얘기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 일환으로 하고 있는 일이 바로 개발자 교육과 대학생 대상 멘토링이다. JCO 의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3년째 주말 시간을 이용해서 예비 개발자들에게 강의를 하거나 프로젝트 진행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의 오지랖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KOICA(한국국제협력단)을 통해 해외로 IT 봉사를 나가는 학생들이 낙후된 인터넷 사정 탓에 정작 자신들은 새로운 기술을 접하지 못한다는 얘기를 듣고도 팔을 걷어 붙였다. 동영상 강의 자료를 CD로 제작해서 해외로 배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일은 소프트웨어진흥원과 함께 더 확대시켜 나갈 계획도 세우고 있다.

요즘은 오픈 소스와 관련된 심 프레임워크(Seam Framework)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 개발자들에게 프레임워크에 대한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고, 개발 효율성을 높이는 시도를 해보려는 취지에서다. 물론 자신도 주중에는 직장생활을 해야 하는 까닭에 강의는 주말에 진행할 예정이다.

인터뷰 말미에 그가 후배들에게 꼭 전하고 싶다고 한 말이 있다. ‘개발자들이 기술만 따라가는데, 사람을 따라갔으면 좋겠다’는 얘기다. 책으로 배우는 것보다 책을 쓴 사람에게 이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를 하는 것이 훨씬 더 빠르고 확실하게 자신을 성장 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거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편리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커뮤니티라는 얘기도 잊지 않았다. 자신 역시 유명한 개발자들을 찾아가 만나고 그들과 소통하면서 자신을 성장시켜온 까닭이다.

그에게는 꼭 이루고 싶은 꿈이 하나 있다. 자신에게 도움을 받은 후배나 제자들 중 100명이 크게 성공하는 걸 보는 일이다. 마음의 그릇은 비울수록 커진다고 했던가. 자기 자신보다 후배들을 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에서 다시금 대한민국 IT의 희망을 찾아본다.

글.사진 | 정희용 동영상 | 황선영

Comments

  • Anonymous
    June 23, 2009
    아무래도 저와 친척이신거 아닐까요..ㅋㅋ 이름이 비슷한걸로 봐서 멋진 인터뷰 잘 봤습니다. ysy9999@hanmail.net

  • Anonymous
    July 06, 2009
    유명한 분이시죠,,, 주변 JCO 스텝 누님이 존경하는 분이기도 하고,,, 아직 개발자들과 함께해 본 경험이 없는 탓인지 큰 감흥은 없네요^^;; 쏘리쏘리~쏘리쏘리~

  • Anonymous
    July 06, 2009
    유명한 분이시죠,,, 주변 JCO 스텝 누님이 존경하는 분이기도 하고,,, 아직 개발자들과 함께해 본 경험이 없는 탓인지 큰 감흥은 없네요^^;; 쏘리쏘리~쏘리쏘리~